청각장애인 인공와우 정부지원 확대 지지 서명 캠페인 포스터
사라지는 소리들
서울--(뉴스와이어)--청각장애인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회장 김민자)는 청각장애인의 인공와우 정부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서명 캠페인을 펼친다고 17일 밝혔다.
보건복지부 통계(2022)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청각장애인은 약 43만명으로, 전체 장애인 가운데 청각장애인의 비중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이중 1만5000명 정도가 인공와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보청기로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난청인의 경우 인공와우 수술로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한쪽당 200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건강보험 미적용 시)와 19세 이상 환자는 한 쪽 귀의 수술만 지원하는 현 정책이 수술을 결정하는 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실제 성인의 경우 한 쪽만 수술을 할 경우 소리를 한 쪽으로만 들어 방향 인지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인공와우 수술을 한 안재권 한국인공와우사용자협회 회장은 “현재와 같은 기준이라면 성인은 한쪽 귀 수술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단순히 지원 개수만 정하는 것이 아니라 청각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인공와우 수술 후 외부장치 고장, 노후화 등으로 교체가 필요할 경우에도 정부에서는 수술한 귀에 한해 평생 1회, 단 40%의 비용만 지원한다. 이후에는 교체 시마다 한 쪽당 1000만원의 비용이 들며, 평생 10번 교체한다고 가정했을 때 무려 2억원이 소요된다.
외부장치는 사용 기간이 늘어날수록 장치가 노후돼 소리가 정확히 들리지 않고, 배터리 지속 시간 또한 짧아진다. 기능이 향상된 장치를 사용하지 않으면 소리를 정밀하게 들을 수 없다. 특히 아동은 교체 시기를 놓치면 언어, 인지, 사회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지은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이사장은 “외부장치가 고장나거나 노후화로 교체해야 할 때 양쪽 교체 시 2000만원이 든다. 소리를 잘 듣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비용이지만, 평생 와우에 의지해 생활해야 하는 청각장애인에게는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정연훈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는 “호주와 싱가포르에서는 5년 주기로 교체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기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교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있어야 한다”며 “최소 10년에 한 번은 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분실하거나 고장이 났을 때는 물론 기기의 발달에 따라 더 나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랑의달팽이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이 같은 인공와우 정부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적극 알리고,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의 서명을 모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조영운 사랑의달팽이 사무총장은 “소리를 찾기 위해서는 인공와우 수술과 주기적인 외부 장치 교체가 꼭 필요하지만, 높은 비용이 부담돼 어쩔 수 없이 다시 소리 없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청각장애인이 경제적인 이유로 듣는 것을 포기하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이 서명에 동참해준다면 청각장애인들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회에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모두의 관심을 모아 주길 부탁드린다”고 서명 참여를 독려했다.
청각장애인 인공와우 정부지원 확대 캠페인과 관련한 더 자세한 사항은 사랑의달팽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사랑의달팽이 소개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는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소리를 찾아줘 잃어버렸던 ‘희망과 행복’을 선물하는 복지단체다. 이를 위해 사랑의달팽이는 매년 경제적으로 소외된 청각장애인들에게 인공 달팽이관(인공와우) 수술과 보청기를 지원하고 있으며, 난청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청각장애 유소년들이 어려운 악기를 다루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당당히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클라리넷앙상블연주단’을 결성해 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사랑의달팽이는 문화행사를 통해 난청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다 함께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인식전환사업도 함께 펼쳐가고 있다.